글
나쁜 사마리안들-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책 읽어주는 남자
2010/11/22 20:52
<왜 이책?>
개방과 세계화가 절대 선인가? 이 질문을 누구나 한번 쯤 던져봤을 것이다. 나도 오락가락 한다. 세계화에 대한 책을 보면 불가피하게 가야할 길 같고, 또 반대론자들의 글을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세계화, 개방, 민영화, 자유 무역 거부할 수 없는 이 주류 경제학의 논리들은 과연 우리를 부유하게 할 것인가? 신 자유주의 자들의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이 질문에 역사적 사실과 근거 있는 주장을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장하준 교수가 하고 있다. 그게 궁금해서 책을 꺼내 들었다. 책값 14000원! 신기한 것은 책이 영어로 씌여진 후, 다시 한국어로 번역됐다는 점.
<지은이>
재벌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장하준이라는 이름을 알 것이다. 소액주주 운동으로 건전하지 않게 운영되는 기업집단에게 공포의 이름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의 동생이다. 형, 동생이 비슷한 분야에서 연구와 활동을 하는 셈이다. 부모님은 좋겠다. 이렇게 똑똑한 자식을 2명이나 두셔서 말이다. 유명하지만 어찌보면 한국인들에게는 별로 인기 없는(미국의 대학에 비해서) 영국의 켐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어떤 블로그 글을 보니 한국에서 옥스퍼드가 지방대 취급을 받는다고 하던데 기가 막힐 일이다. 혹시 켐브리지가 의류 상표인줄 아는 것은 아닌지... 신 고전학파 경제학자중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주는 뮈르달 상을 2003년에,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사람에게 주는 레욘티에프 상을 최연소로 2005년에 수상하였다. <사다리 걷어차기>, <개혁의 덫>, <국가의 역할>등의 책을 저술하였다.
<내용>
프롤로그; 나라가 부자가 되려면
2장- 다니엘 디포의 이중생활; 부자 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가?
3장-여섯살 먹은 내 아들은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자유 무역이 언제나 정답인가?
4장-핀란드 사람과 코끼리; 외국인 투자는 규제해야 하는가?
5장-인간이 인간을 착취한다; 민간기업은 좋고 공기업은 나쁜가?
6장-1997년에 만난 윈도 98 아이디어의 '차용'은 잘못인가?
7장-미션 임파서블?; 재정 건전성의 한계
8장-자이레 대 인도네시아; 부패하고 비민주적인 나라에는 등을 돌려야 하는가?
9장-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경제 발전에 유리한 민족성이 잇는가?
2장- 다니엘 디포의 이중생활; 부자 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가?
3장-여섯살 먹은 내 아들은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자유 무역이 언제나 정답인가?
4장-핀란드 사람과 코끼리; 외국인 투자는 규제해야 하는가?
5장-인간이 인간을 착취한다; 민간기업은 좋고 공기업은 나쁜가?
6장-1997년에 만난 윈도 98 아이디어의 '차용'은 잘못인가?
7장-미션 임파서블?; 재정 건전성의 한계
8장-자이레 대 인도네시아; 부패하고 비민주적인 나라에는 등을 돌려야 하는가?
9장-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경제 발전에 유리한 민족성이 잇는가?
지은이는 기존의 주류 경제학에 반론을 펼친다. '개방', '세계화'는 실제 부자 나라들이 만들어낸 공정하지 못한 게임의 룰이라고 말이다. 그들 부자 나라들을 장하준은 성서적 기원에서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고 부른다. 나라가 부자가 되려면 '개방'보다는 국가 정책적으로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 경쟁력있는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 지금의 부자나라들인 영국, 미국 등도 실제 실제 철저하게 이런 '보호' 정책을 통해 성장했왔단다. 그것이 역사가 보여주는 정설이다. 한국의 예를 들어 지은이는 설명한다. 대표적 국영 기업인 포스코는 정부의 주도하에 육성된 기업이고 많은 기업들이(현대, 삼성 등이) 정부의 보호 내지는 협조로 오늘날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그건 사실이다. 오늘날의 재벌들은 대부분 정부와 짝짜꿍해서 커 왔으니까. 이게 개발 도상국들이 부자가 되는 길이다. 알려진 것과는 반대로 말이다.
세계화의 전도사라고 불리울 수 있는 토머스 프리드먼. 그는 세계를 둘로 나눠 절반은 렉서스로 대표되는 첨단 산업 부문에서 경쟁을 하고, 나머지 절반은 올리브나무로 대표되는 구 산업 부분에서 경쟁을 한다고 한다.(이후 프리드먼의 '평평한 세계'는 더 나아가서 세계화가 인도 젊은이들에게도 미국의 기업에게도 도움이 되는 절대 '선'이라고 한다) 프리드먼은 올리브 나무를 차지하려는 사람들도 '황금 구속복(golden straitjacket)'이라는 옷을 입으면 누구든 렉서스 세상에 발을 들여놓는다고 주장한다. 당연하게도 그 옷은 국영 기업의 민영화, 안정된 물가, 작은 정부, 재정 균형, 무역 자유화, 외국인 투자 개방,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 해체, 외환 자유화 등을 전제로 한다. 장하준은 미안하지만 프리드먼은 틀렸다고 얘기한다. 그건 개발도상국들이 부자나라가 되려는 길이 아니며, 오히려 부자 나라가 더욱 부자가 되는 길이라고 말이다. 렉서스 경제에 가려면 철저한 준비와 보호로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도요타가 방직기 제작이 주력 사업이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외국 수입차에 대한 높은 관세와 일본 자동차 사업의 외국인 투자 금지라는 보호에 힙입어(때로는 부도가 임박했을때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도요타는 도전을 했고 지금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이 되었다. 놀랍게도 세계 최고의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는 17년간 실패를 거듭하며 정부의 보호를 받았다고 한다.
지은이가 가장 직설적으로 예로 드는 것은 그의 6섯살 난 아들 진규다. 과연 진규는 자유 시장 경제에 맞는 경쟁력을 갖기 위해 여섯 살 부터 경쟁에 노출해야 하는가? 진규는 20대, 30대의 어른들과 경쟁하기 위해 지금 학교를 그만두고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가? 만약 진규를 조금이라도 빨리 경쟁환경에 노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서 학교를 그만두고 신발공장에서 일을 하라고 시킨다면 사람들은 미친아빠라고 욕할 것이다. 나이어린 아들에게 무슨 짓이냐고 말이다. 바로 이것이 요새 개발도상국(진규)에게 요구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태도이다. 한시라도 빨리 완전 자유 경쟁에 노출하는 것이 발전하는 지름길은 결코 아니다. 진규가 학교에 가고, 미래를 준비하듯이 개발 도상국 경제도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다.
알려진대로 18세기 영국은 자본주의 선두답게 자유시장과 자유 무역 정책을 채택했다. 그러면서 부흥을 맞았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영국의 부흥은 식민지를 위주로 불평등 조약을 맺은 다수 국가의 희생위에서 존재했던 것이다. 관세가 없는 자유 무역을 주장하는 것은 후에 영국이 경쟁력이 있어서 주장했던 것일 뿐이다. 게다가 영국이 1932년 다시 관세 장벽을 쌓은 것도 다름아닌 '보호 무역'으로 자국의 산업을 경쟁력있게 만든 미국의 위협 때문이라는 점도 꼬집는다. 또한 상식과는 반대로 세계화로 일컫는 자유 무역의 광풍이 몰아치는 시기 동안 개발 도상국들은 보호 무역 시기보다 더욱 낮은 경제성장율을 기록했다.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대다수 국가들이 세계화 물결에 동참했던 1980대 약 1.7%의 성장율을 기록한 반면, 시대를 거스르며 보호 무역을 했던 60~70년대는 이보다 높은 3%의 성장율을 이뤘다는 것이다.
부자 나라들은 세계 생산의 80%를, 국제 무역의 70%를,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의 70~90%를 차지한다. 따라서 이들 중심으로 세계 경제의 룰과 분위기가 형성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사악한 삼총사로 불리우는 IMF, 세계은행, WTO는 본래의 목적(우리도 익숙한 이름인 IMF는 국제 수지가 적자인 나라를 차관으로 돕기위해 설립되었고, 세계은행은 전쟁으로 파괴된 유럽 국가들의 재건과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나라를 돕기 위해 설립 되었다)과는 다르게 개발 도상국들에게 자금 지원을 빌미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충실하게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을 전파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 예산과 관련한 조항을 조건으로 내걸기도 하고, 국영 기업의 손실이 예산 적자의 원인이라고 이들을 민영화 하라는 요구도 한다. 이들 사악한 삼총사의 운영은 당연히 부자 나라들의 참석자들이 지배하고 있다. 심지어 지은이가 가르쳤던 한 아프리카 학생은 자국을 대표해서 다른 2명과 함께 제네바의 WTO회의에 참석했는데 하루에 12건씩 열리는 회의에 3명이 분담해도 참석이 어려울 지경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은 지적 소유권 담당자만 수십명이 왔다고 한다. 이것을 보고 국제기구가 운영이 공평하다고 할 수 있을까?
<내맘대로 분석>
삼성을 고소한 한성대의 김상조 교수는 투명성, '건전한 지배체제'등을 강조한다. 그리고 재벌을 비판하는 입장에 서 있다. 해체까지 주장하는 듯 하기도 하고 말이다.(얼마전 TV 토론회에서 전후 일본의 재벌들이 해체되서 새롭게 발전의 동력으로 삼았음을 몇 번이나 되풀이 하는 것을 보았다) 장하준은 시각이 좀 다른 것 같다. 투명성과 건전한 지배체제 등도 부자나라들의 기준이라는 것이다. 그의 책에서는 오히려 국가가 보호하고 육성해서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애국주의적 재벌관이라고나 할까? 정작 경제 발전을 하려면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말하는 개방, 민영화, 투명성, 건전한 지배체제를 잊어야 한다. 삼성이 이 책을 좋아하지 않을까?
장하준의 주장이 성장 지상주의로 비춰진다. 심지어 책에서는 뇌물과 경제성장이 관련이 없다는 주장, 정치 적 민주화가 경제 성장과 관련 없다는 주장 등이 있다. 구체적 사례를 들면서 말이다. 헌데 관련 없다고 그게 옳은가? 그건 아니지 않나. 뇌물은 경제 성장과 관련이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사회를 썩게 하는 것이다. 정치적 민주화가 경제와는 무관할 지 모르지만(실은 유관할 것 같은데...) 우리의 삶은 괴로울 것이다. 밥만 먹고 사는 것은 아니니까. 경제 성장을 위해서면 모든게 오케이라면 너무나 불행한 나라이다. 박정희의 추종파의 주장과 흡사하다. 아마도 장하준은 개발 도상국들에게 정치적 민주화, 부패 척결, 재정 투명성을 무기로 간섭하려는 부자나라들에게 반박하려고 이렇게 주장했을 거다. 하지만 너무 나간 것 처럼 보인다.
장하준의 비판에 가장 맞닿아 있는 사람은 세계화 주의자 프리드먼이다. 그는 최근작 <세계는 평평하다>에서 세계화를 경제적 범주를 뛰어 넘는 현상으로 해석한다. 문화와 자본, 노동, 기술, 거의 모든 영역에서 말이다. 인도에서 대학을 나온 똑똑한 고급인력이 고작 택시기사나, 미국의 콜센터 인도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프리드먼은 세계화는 이 젊은이가 GE, 도요타,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면 어떤가하고 묻는다. 프랑스의 부자들이 재산세를 안내기 위해 스위스 쪽으로 이주하는 상황이나, 독일의 대 기업들이 해외로 대부분의 생산시설을 옮기면서 발생하는 독일 내부의 실업과 세금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나. 장하준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국가 경제적 관점(재정, 물가, 무역, 공기업 민영화)의 세계화를 다룰뿐 프리드먼의 종합적 세계화를 반박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뭔가 부족해 보인다. 국경을 넘어서 모든 것이 오고가는 초 스피드 글로벌 시대에 장하준은 1800년대 영국,미국의 보호무역 시절의 예를 꺼낸다. 오래된 얘기라는 느낌부터 든다. 우리는 70년대도 기억하기 쉽지 않으니까.